빗방울이 찬 바람을 만나
싸라기눈으로 변했다.
다양한 형태의 눈을
만날 수 있었던 겨울.
평일과 휴일의 온도차가
확실히 나는 어린이대공원.
앵콜을 외친 보람이 있었지만
마지막이란걸 직감했다.
퇴근길이 점점 밝아진다.
봄이 슬슬 오려나 보다.
좋아하는 작가들을 닮고 싶었고 나만의 집요한 것이 필요했다. 2023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계절을 함께한 어린이대공원. 몇 번 가봤단 이유로 아는 척을 했던 예전 내 모습을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가 알고 있었던 것 보다 훨씬 거대하고 입체적이었기 때문에. 이 작업을 계기로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알게 된 12가지
1. 작년에 어린이대공원은 50주년을 맞이했다.
2. 음악 분수의 플레이리스트는 1년째 같았다.
3. 넓은 잔디밭의 비밀은 원래 골프장이었기 때문.
4. 연못에서 개구리를 한 번도 못봤다.
5. 나무 밑동엔 다양한 버섯이 자란다.
6. 놀이공원 쪽엔 랄라와 사랑이가 산다.
7. 새벽 5시~6시엔 어르신들이 정말 많다.
8. 비가 오거나 눈 내리지 않는 추운 겨울밤이 제일 인기가 없다.
9. 오후 5시가 넘어도 동물원 입장이 가능하다. (물론 동물은 없다)
10. 팔각정의 전망대는 안전상의 이유인지 바깥 난간으로 가는 문이 막혀있다.
11. 어린이대공원 정문 지붕엔 풀이 자란다.
12. 나도 뭔가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
1년짜리 프로젝트로 엄청 호들갑을 떨어버렸다.
간만에 어린이대공원이나 들려야지.